"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어?"
"없어. 걱정 마."
"안들어오네요. 남자가 소심하게 그런거 신경쓰고 그래? 누가 와도 당당하게 같은 반 친구라고 하면 되지. 내가 초대했지 네가 쳐들어온것도 아니잖아."
맞는 말이지만 또래의 여자아이의 집은 긴장되기 마련이다.
그 뒤론 딱히 말을 붙일만한 소재도 없어서 그저 그녀와의 거리에 신경써서 걷는데 집중했다.
"젖어도 상관없으니까 그렇게 신경쓸 거 없어."
"어? 아니야. 젖으면 찝찝하잖아.
"혼자 청승맞게 비맞고 앉아있었으면서 알긴 아나보네?"
그녀의 대답에 입을 다물었다.
"대체 왜 그러고 있었어?"
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. 예전에 친구한테 털어놨을때 뭐 잘못 먹었냐는 대답을 듣고 내 또래가 흔히 하는 생각이 아니란걸 알게 된 이후로는.
"Why are we alive?"
허나 무심결에 말해버렸다. 무심결이라기 보다는 지금 기분이 누군가에게, 설령 그게 이해를 못할 사람이라 하더라도 전부 털어놓고 싶었기 때문에.
"우린 왜 살아가는가... 라, 좋은 질문이야."
그녀는 예상외의 반응을 보여주었다. 그래서 왠지 기뻤다. 그녀라면 내 얘기를 듣고 같이 고민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기에.
"일단 집에 들어가서 얘기하자. 너 계속 그러고 있으면 감기걸려."
"응."
그녀와의 대화를 기대하며, 그녀뒤를 따라 건물로 들어갔다.
2006년 6월 23일 금요일 밤